더불어민주당, 국회 3개 핵심 상임위원회 위원장 임명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운영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포함한 3개의 핵심 상임위원회를 확보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더불어민주당은 주요 쟁점 법안을 처리하는 데 속도를 낼 수 있게 되었지만, 이번 22대 국회에서도 합의 없이 단독으로 원 구성을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21대 국회에 이어 2회 연속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당시에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이었지만 이번에는 야당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주요 상임위원회 위원장 임명
국회는 이날 저녁 본회의를 열고 22대 국회 전반기 운영위원장으로 박찬대 민주당 의원, 법제사법위원장으로 정청래 의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으로 최민희 의원 등을 선출하는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이외에도 교육위원장 김영호, 행정안전위원장 신정훈,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전재수,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어기구, 보건복지위원장 박주민, 환경노동위원장 안호영, 국토교통위원장 맹성규,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박정 등 총 11개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모두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차지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권 주도의 위원장 선출안에 항의하기 위해 본회의에 불참했습니다. 그 결과 이날 본회의에 재석한 191명 중 박주민 의원은 188표, 박찬대 의원은 189표, 신정훈 의원은 190표를 얻는 등 모든 의원이 압도적인 찬성표로 선출되었습니다.
2회 연속 단독 원 구성
이로 인해 2020년 21대 국회 개원 당시 여당인 민주당이 1967년 이후 53년 만에 처음으로 제1야당(당시 미래통합당)을 배제하고 단독으로 원 구성을 추진한 데 이어 2회 연속 '반쪽'으로 원 구성이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여당이 아닌 야당이 단독으로 원 구성을 추진한 것은 헌정사에서 첫 사례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민주당은 대통령실을 피감기관으로 둔 운영위와 해병대원, 김건희 여사 등 특검법을 처리하는 마지막 관문인 법사위, 방송 3법 등 언론 관련 법안을 소관하는 과방위 만큼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습니다. 이번 본회의에서 핵심 친명(친이재명) 의원인 박찬대 의원과 당내 강성으로 분류되는 정청래, 최민희 의원이 각각 운영위, 법사위, 과방위 의사봉을 쥐게 되면서 민주당은 22대 국회 들어 각종 쟁점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찬대 의원은 당선 인사에서 "오늘은 국회가 정상화된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고, 정청래 의원은 "법사위는 국회법에 따라 국회법에서 정한 대로 법대로 운영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본회의 전후의 여야 협상과 갈등
본회의를 앞두고 여야는 하루 종일 운영위, 법사위, 과방위 위원장 직을 놓고 마라톤 협상을 벌였습니다. 당초 본회의는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여야 원내대표 회담이 이어지면서 오후 5시로 미뤄졌고, 또다시 오후 8시로 연기되었습니다.
본회의 시간이 다가오면서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 본관 국회의장실 앞에 모여 '우원식 의장 사퇴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 농성에 돌입했습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의원총회장에서 여야 원내대표 간 협상 경과를 전해 들으며 본회의 출석 준비를 했습니다.
본회의 개의 직전 국민의힘 측은 법사위를 확보하는 대신 민주당은 운영위와 과방위를 가져가는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단칼에 거부했다"며 "협상은 완전히 결렬됐다"고 전했습니다.
국민의힘의 반발과 불참 속에 이날 밤 9시쯤 열린 본회의에서 우 의장은 11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 선출하는 내용의 안건을 상정했습니다. 각 안건은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되었으며, 본회의는 밤 11시쯤 종료되었습니다.
우 의장은 "되도록 여야 합의로 본회의를 열기 위해 원 구성 협상이 타결되길 최대한 기다렸다"며 "국민의 뜻과 국회법에 따라 국회를 운영해야 하는 의장으로서는 원 구성 개원을 마냥 미룰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의 반발과 향후 전망
본회의에 불참한 국민의힘은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었습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오늘 민주당도 죽었고, 국회도 죽었다"며 "오늘 민주당도, 국회도 이재명 1인 독재 체제로 전락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이 11개의 상임위원장을 우선 선출하면서 정무위, 기재위, 외통위, 국방위, 산자위, 정보위, 여가위 등 나머지 7개의 상임위의 향배가 주목됩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이 7곳을 넘겼지만, 알짜 상임위를 모두 빼앗긴 국민의힘이 이를 수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 21대 전반기 국회처럼 모든 상임위를 민주당에 넘기고 거대 야당의 독주 이미지를 고착화하는 여론전을 펼칠 가능성이 큽니다.
민주당의 향후 계획과 전망
민주당은 주요 상임위원회를 확보함으로써 정부여당을 견제하고, 주요 법안 처리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특히 법제사법위원회를 통해 대통령실과 관련된 특검법 등을 처리하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언론 관련 법안들을 처리하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또한 민주당이 일하는 정당이라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주요 법안 처리를 지속적 추진이 예상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단독 원 구성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합의 없이 2회 연속으로 원 구성을 추진한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또한, 야당의 강한 반발과 국민의힘의 여론전으로 인해 정치적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민주당의 단독 원 구성, 그 의미와 과제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도 주요 상임위원회를 단독으로 구성하면서 정부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를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치적 갈등은 계속 될 수 있습니다. 야당의 경우에는 협치를 통한 의회 구성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지금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대화입니다. 두 당 모두 국민을 먼저 바라보는 활동으로 국회활동을 시작해야 합니다. 앞으로 상황이 냉각될 것은 예상되는 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