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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유럽 안보 지원 중단, NATO 동맹 흔들려

리오넬메씨 2025. 9. 6.

트럼프의 유럽 안보 지원 중단…NATO 동맹 흔드는 전략적 전환?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와 인접한 유럽 국가들에 대한 수억 달러 규모의 안보 지원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로 하면서, NATO 동맹국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예산 삭감을 넘어, 미국의 글로벌 안보 전략과 유럽 국가들의 국방 책임을 둘러싼 본질적인 변화를 의미합니다.

유럽 동맹국을 향한 경고성 메시지

 

미 국방부는 최근 유럽 외교관들에게 “러시아와의 잠재적 갈등 전선에 있는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군사 훈련 및 장비 지원을 더 이상 지속하지 않겠다”고 통보했습니다.
특히 이번 결정은 ‘섹션 333(Section 333)’ 기금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대테러, 사이버보안, 해양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외국 보안군에게 훈련과 장비를 제공하는 예산으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유럽 국가들이 약 16억 달러(전체의 3분의 1 수준)를 지원받았습니다.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은 이 자금의 주요 수혜국으로,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정학적 특성상 큰 의미를 지녀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삭감은 이들 국가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전망입니다.

유럽의 불안과 반발

 

NATO 동맹국들은 이번 결정을 강하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 유럽 외교관은 “러시아인들은 미국의 돈, 미국 군대, 미국 국기만 신경 쓴다”며, 이번 조치가 억지력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리투아니아 국방부 관계자 역시 “모든 유럽 국가에 대한 자금 지원이 다음 회계연도부터 중단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불확실성을 드러냈습니다.

에스토니아 국방장관 하노 페브쿠르는 “상징적 의미는 크지만, 현재 에스토니아의 국방비는 대폭 증가해 이미 예산의 5% 미만을 차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실질적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정치적·외교적 파장은 크다는 분석입니다.

 

미국 의회의 반대 목소리

 

이번 결정은 미국 내부에서도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지니 샤힌(Jeanne Shaheen) 의원은 이를 “푸틴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조치”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녀는 “안보 지원 삭감은 NATO 최전방 동맹국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결국 미국 군인들의 안전에도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이미 30명 이상의 상원의원들이 2026~2028년 발트 안보 이니셔티브에 3억 5천만 달러 지원 법안을 제출한 상태여서, 의회와 행정부 간 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략적 전환: 유럽에서 아시아로

 

백악관은 이번 조치를 “유럽이 자체 방위에 더 많은 책임을 지도록 하기 위한 전략적 전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줄곧 강조해온 NATO 동맹국들의 국방비 증액 요구와 일맥상통합니다. 실제로 최근 NATO 회원국들은 국방비로 GDP의 5%를 지출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국방부 정책 책임자인 엘브리지 콜비는 이번 변화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지역 자원 재배치와 맞물려 있다고 밝혔습니다. 즉, 미국의 안보 중심축이 유럽에서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입니다.

 

폴란드에는 예외?

 

흥미로운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백악관 회담에서 폴란드 대통령에게 오히려 미군을 증강 배치할 수 있다고 약속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지정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전선인 폴란드를 제외한 나머지 유럽 국가들의 방위 책임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읽힙니다.

다만 이번 삭감은 전투기·탱크 등 주요 무기 체계 구매를 돕는 외국 군사금융(FMF) 프로그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이미 승인된 자금은 2026년 9월까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유럽 안보의 시험대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예산 문제를 넘어, 미국과 유럽 간 안보 책임 분담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를 상징합니다.
동맹국들에게는 자체 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다가오고, 미국에게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인도-태평양 전략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러시아의 도발 가능성, NATO 내부의 불협화음, 미국 의회와 행정부 간 갈등은 앞으로 국제 안보 질서를 흔드는 변수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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